(KOTRA 제공) 브라질, 메르코수르 앞세운 지도국가 부상 노력(1)
중남미 최대 경제국 브라질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을 앞세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개도국 그룹인 G20을 이끌고 있는 브라질은 지난 7월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중단된 이후 개별 국가 및 경제블록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서두르면서 유럽연합(EU)이나 걸프협력협의회(GCC) 등과의 협상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같은 메르코수르 회원국인 아르헨티나와 통상관계에 있어 상호 자국통화 사용을 추진하는 등 역내 경제통합을 위한 노력도 강화하고 있다. 내달 메르코수르-EU FTA 협상 재개에 관심 메르코수르와 EU가 11월 6~7일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루 시에서 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어서 협상 진전을 놓고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협상은 지난 1999년 시작된 이후 2년간 중단됐던 두 블록 간의 FTA 협상이 중대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04년 타결을 목표로 추진돼온 메르코수르와 EU의 FTA 협상은 그동안 메르코수르의 농산물 수입장벽 완화 요구와 EU의 공산품 및 서비스 시장 개방 주장이 맞서면서 난항을 거듭해 왔다. 양측은 올해 들어서도 당초 지난 7월 협상 재개에 합의했으나 DDA 협상 일정과 겹치면서 또 다시 연기됐다. 그러나 지난 7월 DDA 협상 중단이 공식 선언되면서 EU가 개별 FTA 협상 체결 추진 쪽으로 전략을 바꿨으며, 이에 따라 메르코수르-EU 협상 재개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EU 측에서도 메르코수르와의 협상 타결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차 거세게 일고 있다. 25개 EU 회원국 가운데 상당수가 EU-메르코수르 무역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럽의회는 최근 “WTO 협상 일정과는 관계없이 메르코수르와의 협상을 재개해 빠른 시일 안에 FTA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승인해 이 같은 분위기에 불을 붙였다. 사실상 메르코수르의 대표국가인 브라질 내 언론도 EU와의 FTA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잇따라 나타내고 있다. 브라질 언론은 다음달 열리는 메르코수르-EU 협상에서 FTA 타결을 위한 중요한 진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호 관심분야 이견 조절로 협상 진전 청신호 두 블록의 FTA 협상 진전을 가로막는 최대 난제로 꼽혀온 농산물 수입장벽 완화와 공산품 및 서비스 시장 개방 확대 문제에 대해 양측이 입장 변화를 시사하면서 협상이 급진전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메르코수르는 최근 자동차 및 서비스 분야의 시장 개방을 확대할 뜻을 나타냈다. EU가 농산물에 대한 수입쿼터를 늘리겠다는 의사를 나타낸데 대한 화답으로 받아들여졌다. 메르코수르 관계자는 “EU가 최근 메르코수르 회원국에 대한 농산물 수입 쿼터를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이에 맞춰 자동차와 서비스 시장의 개방 폭을 넓히는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부문의 경우 향후 18개월간 점진적으로 수입관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EU가 관심을 갖고 있는 또 다른 분야인 서비스 시장 개방 문제는 메르코수르 회원국 회의를 통해 입장을 조율한 뒤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와 관련, 브라질 언론은 11월 협상에서 메르코수르가 자동차 및 서비스 시장개방을 확대하는 대신 EU는 쇠고기, 닭고기, 옥수수, 에탄올 등 메르코수르의 비교우위 품목에 대한 수입을 늘리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교부 장관도 지난 9월 피터 만델슨 EU 통상담당 집행위원과 만나 두 블록 간의 협상 진전을 위한 노력을 약속한 바 있어 11월 협상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기대된다는 것이 언론의 반응이다. 메르코수르와 EU가 예정대로 FTA를 체결할 경우 두 블록을 합쳐 인구 7억명을 가진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메르코수르, 중동의 GCC와도 FTA 협상 추진 브라질은 이와 함께 메르코수르와 걸프협력협의회(GCC)의 FTA도 추진하고 있다. 메르코수르와 GCC 대표단은 지난 10월 초 사우디 아라비아의 리야드에서 예비회담을 갖고 수입관세의 점진적 인하 및 철폐를 목적으로 한 논의를 진행시켰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메르코수르와 GCC는 농산물 및 공산품과 서비스 분야는 올해 안에, 투자 분야는 내년 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농산물 및 공산품에 대한 수입관세의 경우는 앞으로 4~8년의 시한을 두고 품목별로 점진적인 인하 조치를 취하고, 8년 뒤부터는 수입관세를 완전히 철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메르코수르와 GCC는 FTA 체결을 위한 기본 내용이 마련되는 대로 다음달로 예정된 후속 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메르코수르와 GCC 간의 FTA 체결 가능성은 이미 지난해 5월 브라질리아에서 열렸던 중남미-아랍 정상회담에서도 논의된 바 있다. 브라질 정부 관계자는 GCC와의 협상 역시 DDA 협상과는 별개로 메르코수르와의 교류를 희망하는 다양한 경제블록과의 개별적인 FTA 체결 노력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GCC는 사우디 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오만 등 6개국으로 구성돼 있으며, 특히 농산물 수입 규모에 있어 EU 다음가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또 건설, IT, 교통, 인프라 등 분야에 대한 투자가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 5개국으로 이루어진 메르코수르는 GCC와의 FTA 체결에 성공할 경우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이고 있는 농산물 분야에서 막대한 규모의 수출시장을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파울루 무역관 통신원 김재순 (fidelis21c@hotmail.com)
2006-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