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한우·돼지고기, 싱가포르 첫 공식 수입 승인… 시장 진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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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안보 다변화 전략 속 한국산 육류의 전략적 가치 부상
수교 50주년의 의미 있는 성과: 제주산 육류, 싱가포르 공식 수입원 등재
올해는 한국과 싱가포르가 수교 5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이 중요한 시점에, 양국은 한층 강화된 경제·무역 협력을 상징하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싱가포르 식품청(Singapore Food Agency, 이하 SFA)이 2025년 11월 3일자로 대한민국의 제주산 한우·돼지고기(냉장·냉동)를 싱가포르의 신규 수입원으로 승인한 것이다. 이 승인에는 한국산 알 가공품(훈제 계란 등)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 승인에 따라 현재까지 싱가포르로 실제 수출이 가능한 제주 지역의 가공업체는 총 4곳이다. 이들 업체는 SFA가 요구하는 시설·위생 기준을 충족해 최종 인증을 완료했으며, 해당 시설에서 생산된 제품만이 싱가포르로 출하될 수 있다. 아울러, SFA는 도축장 2곳에 대해서도 승인을 부여했으나, 이들 시설은 직접 수출을 수행하는 주체가 아니므로 실질적인 수출 가능 업체라고 볼 수는 없다. SFA는 모든 육류 수입에 대해 승인된 국가·시설에서만 가능하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으며, 각 선적에는 수출국 정부가 발행한 수출검역증명서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이번 조치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련된 양자 협상 과정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싱가포르 로렌스 웡(Lawrence Wong) 총리의 방한은 양국 간 식품 교역 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으며, 이 자리에서 제주산 육류의 싱가포르 수출이 공식 승인 절차에 진입하게 됐다. 양국은 더욱이 이번 APEC 계기 정상회담에서 관계를 전략적 파트너십(Strategic Partnership)으로 격상시키며 협력 범위를 한층 확장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뤄진 제주산 육류 승인 결정은 양국이 새롭게 구축한 전략적 협력 틀에서 탄생한 상징적인 성과이자, 오랜 상호 신뢰 관계의 결실로서 ‘우정의 선물’로도 해석될 만하다.
제주도는 승인 발표 이후, 제주산 냉장·냉동 한우와 돼지고기를 대상으로 한 첫 수출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에는 싱가포르의 프리미엄 식자재 유통업체 쿨리나(Culina) 가 참여했으며, 연간 제주 도축 한우 약 200두와 돼지고기 52톤을 공급받는 조건으로 협의가 이루어졌다. 계약 규모는 약 30억 원 수준으로, 한국산 육류가 싱가포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상징적인 첫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제주산 고기 수출 승인은 단순한 수출 확대를 넘어, 한-싱 양국이 그동안 구축해 온 식품안전 및 위생 관리 체계에 대한 상호 신뢰의 결과이자, 향후 한국 식품·식자재 산업이 싱가포르와 아세안 시장으로 진출 범위를 넓히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볼 수 있다.
싱가포르 육류 시장의 특징과 이번 승인의 의미
싱가포르는 높은 경제 성장률과 안정적인 제도 환경을 바탕으로 글로벌 육류 공급업체들이 선호하는 대표적 프리미엄 시장으로 평가된다. 도시국가 특성상 식량의 9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유통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해외산 육류의 수입·가공·재수출이 활발하다. 또한 1인당 소득 증가와 식습관 변화는 소비자들의 고품질·다양성·안전성에 대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높여 새로운 육류 공급원에 대한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싱가포르 사회는 다인종·다종교가 공존하는 환경이라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어 육류 시장에서는 종교적‧문화적 기준이 중요한 고려 요소로 작용한다. 전체 인구의 약 15%를 차지하는 무슬림 공동체는 ‘할랄(Halal)’ 인증 여부를 중시하며, 불교·힌두교·기독교 등 다양한 종교가 식품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비록 인구 규모는 크지 않지만, 높은 구매력과 아세안 물류 허브로서의 지위, 그리고 프리미엄 식품 트렌드를 주도하는 영향력으로 인해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가장 전략적 가치가 큰 육류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러한 다문화적·고품질 지향 소비환경 속에서 제주산 한우·돼지고기가 승인되었다는 것은 단순한 위생 기준 충족을 넘어, 싱가포르 소비구조의 복합적 특성을 충족할 수 있는 공급원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고기 종류별 수입 승인 국가 수>
[자료: 싱가포르 식품청(SFA) 공식 발간 2024년 싱가포르 음식 통계 보고서]
싱가포르의 이번 제주산 승인 조치는 또한 국가의 식량 전략 변화와 정확히 맞물려 있다. 싱가포르는 기존의 ‘국내 생산 확대’ 중심의 30 by 30 정책에서 한 단계 진화한 Singapore Food Story 2.0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단백질 공급을 단일 국가에 의존하지 않고 다변화된 신뢰 기반 해외 공급원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전략축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싱가포르 정부는 도시국가의 한계—높은 비용, 농지 부족, 생산 확장성 한계—를 고려하여, 식량안보를 국내 생산보다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다변화”를 통해 확보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Food Story 2.0은 단백질·작물·대체식품을 포괄하는 공급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특히 단백질 분야에서는 “안전성·위생성 검증을 통과한 신규 공급지역 확보”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적 방향성 속에서 제주산 한우·돼지고기의 SFA 승인 및 제주 지역 시설의 편입은 제주가 싱가포르의 새로운 단백질 공급축 안에 공식적으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이번 파트너십은 식품안보 전략의 구조적 변화와 정확히 호응하는 ‘전략적 공급선 확장’의 실제 사례라 할 수 있다.
<싱가포르 정부 식량안보 전략: Food Story 2.0>
[자료: 싱가포르 식품청(SFA) 공식 페이스북]
특히 싱가포르의 까다로운 위생·안전 기준을 충족했다는 점에서 이번 승인 의미는 더욱 크다. 싱가포르는 해외에서 들여오는 육류에 대해 국가·지역·시설 단위로 삼중 인증을 요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검역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제주 지역의 도축·가공 시설이 승인되었다는 것은 아시아 최고 수준의 방역·위생 관리 체계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와 같다. 이는 향후 싱가포르뿐 아니라 아세안 타 국가 진출 시에도 강력한 신뢰 기반 레퍼런스로 작용할 전망이며, 싱가포르의 위생 기준을 통과한 국가는 사실상 글로벌 육류 수입 규범을 충족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이번 승인은 싱가포르 업계를 비롯해 제주도와 한국 측 관련 기관·협회 등 여러 주체가 장기간에 걸쳐 쌓아온 관심과 노력, 그리고 상호 신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실로 평가된다. 싱가포르 Meat Traders Association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한국산, 특히 제주산 한우·돼지고기의 수입 가능성을 타진해 왔으며, 3년 전부터는 직접 제주 현장을 방문해 생산 시설, 위생 관리 체계, 도축·가공 역량을 점검하는 등 실무 협의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러한 장기적 교류와 기반 확립이 올해 싱가포르 정부의 공식 승인으로 이어지면서, 제주산 육류는 싱가포르 시장에서 ‘검증된 고품질 육류’라는 브랜드 가치를 확보하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싱가포르 수입 체계와 제주산 고기의 승인 프로세스
싱가포르는 해외에서 수입되는 육류·해산물·계란 제품의 안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ADOS(Accreditation Database for Overseas Sources)라는 자체 인증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한다. ADOS는 전 세계 도축장, 가공장, 냉장·절단 시설 등을 시설 단위로 승인·등록하는 SFA의 공식 시스템으로, 싱가포르로 동물성 식품을 수출하려면 반드시 이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되어 있어야 한다. 싱가포르 수입업자는 수입허가(Import Permit)를 신청할 때 ADOS에 등록된 시설 코드(Establishment Code)를 입력해야 하며, 승인되지 않은 시설의 제품은 통관 자체가 불가능하다. 제주산 한우와 돼지고기의 싱가포르 수출은 승인 받은 곳만의 생산·가공 물량으로 엄격하게 제한된다. 싱가포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검역·위생 기준을 적용하며, 해외 축산물 수입 승인 절차에서 국제동물보건기구(WOAH)의 구제역 청정(FMD-free) 지역지위를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제주도는 2025년 5월 29일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WOAH로부터 FMD-free zone 인증을 받았고, 이는 싱가포르 수출을 위한 핵심 전제 조건이었다. 이후 SFA는 같은 해 8월 24일부터 28일까지 제주 내 도축·가공 시설을 대상으로 현장 실사를 진행했으며, 실사 약 두 달 뒤 최종 승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통관 단계의 핵심 요건은 승인 시설 일치와 수출검역증명서이다. SFA는 ADOS에 등재된 시설에서 생산된 제품만 수입 대상으로 인정하고, 모든 선적물에 대해 수출국 정부가 발행한 수출검역증명서를 반드시 첨부하도록 규정한다. 한국에서는 농림축산검역본부가 SFA와 합의된 위생기준을 토대로 해당 증명서를 발급하며, 증명서 상 시설명·시설 코드·제품 정보는 싱가포르 수입허가(TradeNet) 신고 내용과 정확히 일치해야 한다. 정보 불일치 시 SFA는 해당 물량의 반입을 거부하거나 폐기할 수 있다.
SFA의 해외시설 인증 절차는 국가 위생 시스템 평가 → 시설 실사 → 보완 조치 → 최종 승인 및 ADOS 등록 순으로 진행된다. 다만 각 단계의 검토·실사 일정이 모두 유동적이기 때문에 전체 소요기간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실제로 이번 승인 사례는 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례적으로 빠르게 처리되었음에도 약 6개월이 소요되었으며,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보수적으로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릴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장 실사에서는 도축·가공 공정의 일방향 흐름, 교차오염 방지, 온도 기록·보관 시스템, 실험실 검사, 제품 추적성 시스템, 금속 검출 장비, HACCP 운영 등 세부 항목이 철저히 점검된다. 일부 제주 업체들은 싱가포르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시설 개선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만 ADOS 등록과 싱가포르 수출이 가능하다.
향후 국내 다른 지역이나 추가 시설의 싱가포르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절차 설계의 정교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제주도 승인 과정을 직접 담당한 한 관계자는 “형식적으로는 개별 업체가 SFA에 직접 신청할 수도 있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검토 지연이나 접수 누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 적격 업체를 선별한 뒤 이를 묶어 SFA에 일괄 제출하는 방식이 심사 과정의 안정성과 속도를 확보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내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SFA에 접근하기보다는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나 농식품부를 통해 공식 경로로 절차를 밟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향후 한국 고기 포지셔닝 전략
싱가포르에서는 소비자의 건강 인식 제고와 생활 수준 향상에 따라 프리미엄 육류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유기농, 프리레인지(free-range), 그라스페드(grass-fed) 등 ‘청정·건강’ 이미지의 육류 선택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Little Farms와 같은 프리미엄 전문매장의 고객 구성 변화에서도 확인된다. 기존에는 외국인 소비자가 주류였으나, 2025년 기준 매장 이용자의 약 75%가 현지 소비자로 전환되는 등 건강 지향적 로컬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항생제 사용 최소화, 자연 방목 기반 사육, 영양적 우수성을 프리미엄 육류를 선택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높은 구매력을 갖춘 싱가포르의 시장 구조 역시 프리미엄 육류 소비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1인당 소득 수준이 높고 외식·식료품 지출 비중이 큰 시장 특성 상, 소비자들은 품질·안전성·추적 가능성 등 고가 제품에 대한 지불 의향이 높다. FairPrice, Little Farms, The Meat Club 등 주요 유통업체에서 프리레인지·유기농 육류 판매량이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프리레인지 돼지고기 카테고리가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녀 건강과 영양을 중시하는 가족 단위 소비자 중심으로 프리미엄 단백질 수요는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싱가포르 현지 고급 식자재 마트>
Little Farms
Culina
[자료: 각 마트별 공식 홈페이지]
이러한 변화는 한우와 제주 흑돼지 등 한국 프리미엄 육류가 싱가포르에서 전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환경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한국산 고급육은 청정 원산지 이미지, 관리된 사육 시스템, 풍미와 마블링의 일관성, 지역성과 스토리를 갖춘 브랜드 자산 등 현지 소비자가 중시하는 핵심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다. 특히 제주산 육류의 싱가포르 시장 진입을 통해 한국산 프리미엄육의 존재감과 접근성이 강화되면서, 단순히 ‘새로운 수입원’이 아니라 신뢰 기반 프리미엄 단백질 공급원으로 포지셔닝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현재 싱가포르 프리미엄 육류 시장은 호주·미국·일본·브라질 등 대규모 공급국이 주도하고 있으나, 한국산 육류의 경쟁력은 이들과는 다른 프리미엄 니치 전략에서 발휘될 수 있다. 특히 제주도는 이번 수입 승인을 통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위생·방역 체계를 갖춘 지역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청정성과 안전성을 중시하는 싱가포르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강력한 차별 요소를 확보하게 되었다. 여기에 제주 특유의 자연 환경, 세심한 사육 방식, 고유한 풍미는 일본 와규나 호주 프리미엄 앵거스와는 결이 다른 매력을 제공하며, 이는 물량 중심의 시장 경쟁이 아닌 브랜드 스토리·원산지 가치 중심의 프리미엄 포지셔닝 전략과 높은 적합성을 보인다.
향후 한국 프리미엄 육류가 싱가포르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유통채널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핵심적이다. 온라인·오프라인 프리미엄 매장, 호텔, 고급 레스토랑, 명절·기념일 선물세트 등 다양한 세그먼트를 공략할 경우, 한국 육류는 ‘고급 라이프스타일 육류’ 시장에서 충분한 성장 잠재력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싱가포르에서 K-BBQ(한국식 바비큐)가 하나의 외식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프리미엄 슬라이스·구이용 육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은 중요한 기회 요인이다. 현지 K-BBQ 전문점들은 점점 더 고급 원육을 찾고 있어, 한국산 프리미엄 육류가 외식 트렌드와의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 형성된 상황이다. 이러한 시장 변화와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한국 프리미엄 육류의 싱가포르 시장 내 입지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향후 성장 잠재력 또한 매우 기대된다.
자료 출저 : 싱가포르 식품청(SFA) 공식 홈페이지, SFA 연도별 발간 보고서, ADOS 데이터베이스, Little Farms 홈페이지, Culina 홈페이지, KOTRA 싱가포르무역관 조사 자료 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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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0